사람과사랑사이 2017.03.03 23:13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中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Qdl
아름다운이야기 2016.10.03 20:57

 

우리가 그 많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가지고 온, 혹은 원래 가지고 있던

부정적 요인들,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어떤 때는 우리 안에 몰래 숨어

있기까지 한 그러한 부정적 요인들을 다 씻은 후라야 에너지로 운용되는

맑고 밝은 정말 순수한 그 빛세상과 어우러질 수가 있거든.

그 누구도 방심할 수 없고 예외일 수 없는

이 정화 의 단계야말로 다음 빛세상을 여는 열쇠일 것이야.

우리도 사랑하거나 좋은 사람을 만나러 가기 전에

자신의 모습을 깨끗히 씻고 다듬는 준비를 하지 않니?


-하늘이 전해준 빛세상 이야기- 중에서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Qdl
좋은글좋은글귀 2016.08.03 23:30

원숭이를 잡는 법은 아주 쉽다. 원숭이의 손이 겨우 들어갈 만한 구멍을 파 놓고 그 속에 먹거리를 놓아두면 그만이다. 음식을 발견한 원숭이는 손을 뻗어 움켜쥐지만 주먹 쥔 손은 절대 빠지지 않는다. 신기한 것은 잡혀 가는 순간까지도 그 손을 펴지 않는다는 것이다. 목표를 향한 집념이 집착은 아니었는지 돌아본 적 있는가. 무엇을 해야 할까에 골몰한 나머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를 간과하진 않았는가.


 

인간은 모든 일에 집중할 수 없고 어느 하나를 신경 쓰면 다른 일에는 주의를 덜 쓰기 마련이다. 의식해서 성찰하지 않는 한 누구든 먹이에만 집착하는 원숭이 같은 우를 범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의 삶뿐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그렇다.


필름 산업은 2000년을 기점으로 매년 20~30%씩 매출이 감소했다. 노란통의 코닥과 녹색통의 후지필름은 디지털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직시했다. 사실 코닥은 1975년에 디지털카메라를 최초로 개발할 만큼 개방적이고 선도적이었으나 아날로그 필름 산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디지털 억제 정책을 채택했다. 미국 필름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는 일은 불확실한 모험이라 판단했다.


반면 후지필름은 시대의 변화를 간과하지 않았다. ‘1위 코닥 타도’라는 목표를 버리고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바로 필름 산업 탈출이었다. 지금이라도 디지털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이미 캐논, 니콘, 미놀타 같은 선두주자들의 경쟁력을 앞설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신 그동안 필름 연구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하기로 했다. 의료기기, 화장품, 광학렌즈, 액정패널 등을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핵심 사업은 버렸지만 핵심 역량은 오히려 더 키운 셈이다. 특히 이들이 발전시킨 항산화 기술은 화장품과 접목되어 피부 노화 방지 화장품 개발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금 후지필름은 고성능 광학카메라, 의료 광학기기, 대형 및 대용량 그래픽 장비 등을 제조하는 회사로 다시 태어났다. 총매출의 20%에 달하던 필름이 지금은 1%도 되지 않는 반면 의료, 전자소재, 화장품 분야는 회사 전체 매출의 40%에 달한다.


반면 코닥은 몰락의 길을 걷다가 2012년 파산에 이르렀다. 지금은 디지털 이미지 처리 및 인쇄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전환해 부활을 꿈꾸고 있다.


물론 위대한 기업들이 부침을 거듭하면서도 살아남는 이유는 핵심 사업을 괄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핵심 사업에 싫증을 느끼고 익숙하지 않은 사업에 뛰어들거나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기업은 찰나의 성공을 뒤로 하고 사라졌다. 그러나 때로는 목숨과도 같았던 목표를 의심하는 일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의 열쇠가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의 애플에 견줄 수 있을 만큼 혁신적이었던 필립스는 간판이자 심장이었던 가전제품과 반도체를 버리고 의료기기, 조명, 라이프가전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해 환생할 수 있었다. 인텔이 주력이었던 메모리 사업을 포기하고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으로 구조를 개편한 것, IBM이 컴퓨터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기업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신한 것, 듀폰이 화학·섬유 회사에서 식량 및 바이오 회사로 정체성을 바꾼 것, GE가 가전이 아닌 의료기기 회사로 거듭난 것 모두 같은 맥락이다.


단물이 흘러나오는 꿀단지를 내려놓고 기한 없는 단식투쟁에 돌입하라는 말이 아니다. 비즈니스의 체질이 과체중이나 비만은 아닌지 성찰하고 돌아봐야 한다는 말이다. 그대의 열정은 집념인가 집착인가.


권귀헌 ‘포기하는 힘’ 저자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Qdl
좋은글좋은글귀 2015.11.06 15:01

 

 

 

비누가 손을 빠져나간다
비누가 손을 지나 바닥을 빠져나간다
비누가 조금 전 한 말들이 말풍선을 터뜨리고 띄우며 강으로
빠져나간다

바다로 사라지는 어떤 결의들
하염없는 비누들 비누의 이웃들

새와 나무와 사람과
거미의 하루와 기린의 무늬가 거품이 될 때까지
비누의 손으로 살아가는 비누들
비누가 손을 잡을 때
비누는 부피와 피부가 없고 다른 생각이 없다
우리는 날마다 괜찮고 조금씩 하루를 없애고 있네
어떤 말들은 눈송이의 친구처럼 커지고, 내리는데

세계와 나 사이에 투명한 아이들이 태어난다
불안을 머금은 유전자들

비누가 자라서 어른이 되고
오른손을 펴보렴
날마다 우리들의 손에 다른 손들이 빠져나간다


비누 / 최호일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Qdl
사람과사랑사이 2015.10.20 10:27

 

 

 

사람을 만나는 순간,
중고의 삶을 시작하는 가랑이

광부들의 갱도만큼 어두웠지.

유년의 인디고 물감이 빠진 자리엔
상처마다 덧댄 물고기 패치가
아가미를 뻐끔거려.

엄마의 손을 놓친 것들은 왜 멋이 있을까?
서쪽으로 돌아 나온 것들은 왜
명찰이 없는 것일까?

유령처럼 미아가 되었을 때
우리는 청바지를 입고 있었지.

피 묻은 행려병자의 생애를 빨면
해변의 석양이 배어 나오기도 해.
누군가 먹다 만 데킬라 선셋의 취기,

접어 올리지 못한 그림자의 밑단과
후렴뿐인 유행가의 이별도
뒷모습의 치수로만 슬픔을 표시한다지.

가장 아픈 곳은 사람의 손을 탄 곳일 텐데?

저마다 폼을 잡는 세계에서
이별은 가장 근사한 워싱의 방식.

타인의 상처가 옅어질수록
서로를,
바다로 알고 헤엄쳐 다니려 하지.


골드러시 / 기 혁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Qdl

티스토리 툴바